도심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불빛을 바라보다.

한강의 선셋 카약

 

 

보통 도심의 야경은 높디높은 전망대에서 보는 것이 최고라지만

흔해빠진 야경에 질린 나 같은 사람이라면 

해 질 무렵, 한강에 나가보길 바란다.

당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을 보여줄 카약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Team xCREW 강희구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가끔 창밖으로 펼쳐지는 한강의 모습이 보이는 때가 있다. 막 상경했을 무렵에야 신비롭기 그지 없는 존재였지만, 이미 오랜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며 환한 낮이나 까만 밤, 노을 지는 한강까지 수백 번은 족히 경험한 지금에 와서는 앞으로 한강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장담할 정도였다. 

 

괜히 장담까지 한 탓일까, 선셋 카약을 신청하면서도 사실 큰 기대까진 하지 않고 있었다. 한번 카약을 타보고 싶었던 마음에 신청을 한 것뿐이지, 한강의 노을이나 서울의 야경은 아예 내 기대 속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카약 위에서 만나게 된 풍경은 내가 알던 그들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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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몸을 부딪친 햇살이 황금빛으로 눈을 부시게 할 때에는 꺄르르 웃으며 노를 저었다가, 그 빛이 주홍색으로, 그리고 보라색으로 변하다 끝내가만 밤으로 변하는 순간, 나는 노를 내려놓고 좁고 긴 카약에 몸을 기댄 채 멍하니 강 위를 바라보았다. 물결에 흔들리는 카약, 찰랑거리는 물소리, 촉촉하게 스며드는 강내음, 그리고 하늘에 번져가는 저녁의 빛깔. 그 순간, 나는 한강에 취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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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해 빠졌던 한강은 순간 내 생애 최고로 로맨틱한 장소가 되었다. 눈을 깜빡거릴 때마다 밤에 물든 강물에 비친 도심의 불빛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카약이 움직일 때마다 번지는 불빛만큼 내 안의 감성도 온 몸으로 번져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 밤새 이대로 머물고만 싶다는 마음은 이제 접어야 할 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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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 위에서 보낸 시간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그 시간의 노을, 그리고 야경과 분위기는 모든 것이 조화로운 다시는 반복할 수 없는 단 한 순간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강변에 올라섰다. 반짝이는 강물이 자꾸만 나를 잡는 기분이 든다. 어쩐지 곧, 나는 이곳에서 또 카약을 타고 있을 것만 같다.

 
 

 

 

 

 
  • 강 희 구 Kayak
    15년 이상 아웃도어 크루 활동을 해온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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