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함 가운데서 찾은 소확행(小確幸)

충주호의 카누캠핑

 

 

충주호를 단순히 호수라고 불러도 괜찮은 걸까

국내에서 가장 크고 깨끗한 호수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그 모습에

마치 바다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Team xCREW 이승태

 

 

거대하다. 그리고 아름답다. 충주호를 앞에 둔 나는 이렇게 작달막한 카누에 몸을 실어도 될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바다에 처음 나서는 초보 어부처럼 설레면서 불안한 맘에 망설이고 있던 사이, 가족, 그리고 연인, 친구와 함께 온 이들은 보기만 해도 입 안에 설탕 맛이 날 것 같은 달콤한 미소를 머금은 채, 카누를 밀어 올라타고 있었다. 갑자기 망설이는 시간마저 아까운 게 아닐까, 라는 조급함에 서둘러 카누에 올랐다. 

 

액티비티함과 강렬한 함성으로 가득한 여느 아웃도어가 아닌, 조근조근한 말소리와 맑은 아이들의 웃음, 그리고 패들링로 인한 상쾌한 물소리로 채워지는 공간이 묘하게 이질적이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끝나지 않는 업무에, 밤새 울리는 자동차 경적소리에, 시끄러운 길가의 음악소리에 지쳐있던 찌든 도시인은 이런 차분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어쩐지 내 입가에도 아까의 그들처럼 달콤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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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패들링을 멈추고 천천히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깨끗한 공기는 폐에 가득찼고, 파란 하늘이 비친 호수는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으로 유명한 유우니 사막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지금, 이 순간, 혼자라서,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오롯한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참방, 옆 카누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가족 나들이를 나온 듯한 아이들이 호수에 손을 담갔다가 금세 시원스레 웃고 있었다. 패들링을 하던 아버지는 조심해야한다는 엄한 말소리와는 달리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그려졌다. 지금 이 순간을 사진으로 찍는다면, 행복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하지 않을까? 분명 방금 전에는 혼자인 것이 가장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저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 갈대 같은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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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를 저은 끝에 호수 속의 작은 섬에 도착했다. 무인도란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기지에 찾아온 기분이다. 밤을 맞이하기 전에 텐트를 치고, 모두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까맣게 물드는 충주호를 감상했다. 나는 어쩐지 인터넷에서 그토록 말하던 소확행이 뭔지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정말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했다. 혼자서 행복을 경험했으니, 다음에는 좋은 사람과 함께 또 다른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 두 번째 충주호 카누 캠핑을 벌써 마음속으로 정한 채 잠이 든다.

 
 
 
  • 이 승 태 Team xCREW | Canoe
    하루 노 저어 가는 만큼 가고
    그곳에서 먹고, 별을 보며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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