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르르 흐르는 몽돌의 노래

개도에서의 백패킹

 

 

개도는 전남 여수시 화정면에 속해 있으며 우리에겐 '개도막걸리'로 친숙한 섬이다.

너무나도 잔잔하고 조용해서 마치 호수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모전해변.

바다를 둘러 펼쳐진 넓고 편평한 몽돌밭은 최고의 백패킹 숙영지이다.

 

 

Travel Writer 김민수

 

 

여수시에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았다. 푸르스름한 아침바다에 너울거리는 아파트 불빛, 돌산 너머 여단의 기운이 하늘자락을 감싸듯 스멀스멀 퍼져가는 싱그러운 5월이다. 개도행 첫 배는 6시 10분에 있다. 시시각각으로 색을 입어가는 섬과 바다의 조화에 넋을 놓다 보면 배안에서의 한 시간이 금새 지나간다.

개도의 트레킹 코스 ‘사람 길’은 오래전 섬사람들이 바다 일을 할 때 망태 들고 지게 지던 옛 비탈길을 연결하여 만들었다. 1,2코스를 합쳐 7.5km이고, 총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시작과 끝은 걷는 이의 마음이 담긴다. 돌담을 덮은 담쟁이 넝쿨 너머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은 신양마을. 섬은 두리번거리다 멈춰 서고, 느긋거리며 걸어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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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천제봉에서 내린 물맛이 워낙 좋아서 조선시대부터 유명했다는 개도섬의 막걸리를 마신다. 여수 근방에서도 이곳 막걸리는 보약 한 사발이라 부를 정도. 최고로 알아주는 막걸리다. 개도 정통 막걸리의 뽀얀 색이 군침을 유혹하고 한 모금 들이킨다. 입 안 가득 펼쳐지는 미각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깔끔한 목넘김까지! '정말 맛있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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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선착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포구길 모퉁이에서 만날 수 있는 갯마을 식당은 개도의 맛집으로 유명하다. 팔뚝만한 바다 장어를 직접 잡아 올리고 된장을 풀어 끓여낸 장어탕은 구수함과 얼큰함이 어우러진 별미중의 별미이다. 푸짐하게 접시에 담아낸 계절 나물과 무침 역시 빠뜨려서는 안 될 귀한 음식이다. 저녁 무렵 양조장에서 배달된 막걸리와 참가자들이 조금씩 준비한 음식들을 앞에 놓고 둘러 앉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간간한 웃음소리와 이야기들. 

 

텐트에 들어가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멀어지고 다가오는 바다, 그리고 차르르 흐르는 몽돌의 노래. 섬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 김 민 수 Travelwriter | Backpacker
    배낭을 둘러메고 바다를
    건너 떠나는 섬여행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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